하원선생님 정보가 넘어가지 않으면 현관에서 세 명이 동시에 당황한다. 담임도, 하원선생님도, 이전 담임교사도. 아이는 그 사이에 멍하게 서 있다. 매년 2월 말이면 교사는 반 아이들을 다음 담임에게 인계한다. 그때 넘기는 서류와 아이의 특이사항을 정리했다.인수인계는 2월 말에 끝난다인수인계는 2월 말에 이루어진다. 3월은 입학과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달이라 그 전에 마쳐야 한다. 3월 첫날 아이를 맞는 교사는 이미 인계를 받은 상태다. 시기가 2월 말인 데는 이유가 있다. 그 무렵이면 원아 모집이 끝나 명단이 확정된다. 전원도 3월 초 전에 마무리된다. 퇴소하는 아이는 이미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긴 뒤다. 누가 나가고 누가 남는지를 교사들이 모두 아는 상태에서 인계가 시작된다. 그래서 인계받는 명단은 중간에..
10년 동안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일하면서 상담 때 자주 들은 말이 있다. 아이가 집에 와서 "OO가 저랑 안 놀아준대요"라고 했다는 거다. 그런데 교실에서 그 장면을 보면 상대 아이가 거절한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가 놀고 싶은데 말을 못 해서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걸 안 놀아준다고 이야기하는 거다. 그중 기억에 남는 아이가 한 명 있다.조용한 아이는 교사에게도 오지 않는다내가 맡았던 반에 조용한 아이가 있었다. 교사에게도 좀처럼 표현하지 않는 아이였다. 친구 일로 속상한 게 있어도 나에게 와서 말한 적이 없었다. 내가 그 일을 알게 된 건 어머님을 통해서였다. 친구들이 하던 놀이에 끼고 싶었는데, 며칠째 말을 못 꺼내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날은 내가 먼저 다가갔다. "엄마한테 들었어...
"폭염인데 왜 데리고 나가나요." "겨울엔 애기 감기 걸렸는데 굳이 밖에 나가야 되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부모님이 가끔 계신다. 그때 나는 그냥 웃었다. 답을 안 한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짧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였다. 오늘은 그때 못 드린 답을 쓰려고 한다. 나는 어린이집이랑 유치원 둘 다에서 교사를 했다.특보가 뜨면 안 나간다먼저 하나 정리하고 시작하겠다. 폭염특보나 한파특보가 뜨면 실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안내가 원으로 내려온다. 그런 날은 아예 안 나간다. 그러니까 부모님이 "폭염인데 왜 나가냐"고 하실 만한 그 날씨, 특보가 뜬 날에는 실제로 안 나갔다. 나가는 건 그 아래일 때다.못 나간 날이 더 위험하다그럼 왜 좀 덥고 좀 추운 날에도 굳이 나가느냐. 안 나간 날 교실이 어떻게 되..
어린이집 교사가 기저귀를 안 갈아준다는 글을 맘카페에서 본 적이 있다. "생리대를 3시간 동안 차면 얼마나 찝찝한지 아세요?" 하면서 올라온 글이었다. 그 글을 보면서 든 생각은, 부모님들이 기저귀를 언제 가는지 모르시니까 3시간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거구나 하는 거였다. 나는 어린이집이랑 유치원 둘 다에서 교사를 했다. 오늘은 기저귀와 화장실 시간이 영아반 하루에서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써보려 한다.기저귀 가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기저귀는 아침에 오면 상태를 확인하고 젖어 있으면 바로 간다. 그리고 일과 중에도 묵직하면 갈고, 외출 후에 갈고, 그러니까 바깥놀이 실외놀이 후에. 그리고 식사 후 양치하기 전, 그때가 낮잠 자기 전. 그때 한 번 갈고 낮잠 후에 간다. 정리하면 등원 직후, 일과 중 묵직할..
"혹시 저희 아이한테 뭐 주셨나요? 아이가 집에서 밥을 안 먹어서요." 연장반에서 아이가 배고파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간식을 준 날, 어머님께 들은 말이다.네 시간이 뜬다연장반 아이들은 늦으면 7시, 더 늦으면 7시 30분까지 있다. 그런데 오후 간식이 3시다. 그러니까 저녁 먹기 전까지 네 시간 넘게 아무것도 안 먹는 거다. 배고프다는 아이가 눈앞에 있으니 내가 가지고 있던 걸 줬다. 애들이 예쁘기도 했고.원칙대로면 안 되는 일이었다사실 이건 하면 안 되는 일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알레르기다. 아이마다 못 먹는 게 다르고, 견과류나 유제품처럼 소량으로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원에서 제공하는 간식은 그래서 성분과 알레르기 정보가 다 확인된 것만 나간다. 교사 개인이 가지고 있던 간식에는 그 확인 절..
전원 이유는 다양하다. 이사, 교육 방향, 엄마의 이직. 나는 이런 경우를 다 봤다. 그리고 그렇게 이유를 말씀하시고도 그냥 계속 다니시는 부모님도 많이 봤다. 왜냐면 다니는 건 아이들이니까. 나는 부모가 아니고 교사다. 오늘은 중간에 원을 옮기려 할 때 무엇을 보고 결정하면 좋을지, 그리고 옮기기로 했다면 아이가 새 원에 적응하는 시간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부모가 보는 것과 교사가 보는 것잘 적응한 아이들은 우선 표정이 밝다. 활동에 적극적이고 호기심도 많다. 반대로 적응이 덜 된 아이는 표정 변화가 적고, 늘 같은 얼굴에 의욕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이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원래 표정 변화가 크지 않은 기질의 아이도 있고, 조용한 게 그 아이의 성향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