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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저희 아이한테 뭐 주셨나요? 아이가 집에서 밥을 안 먹어서요." 연장반에서 아이가 배고파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간식을 준 날, 어머님께 들은 말이다.

    네 시간이 뜬다

    연장반 아이들은 늦으면 7시, 더 늦으면 7시 30분까지 있다. 그런데 오후 간식이 3시다. 그러니까 저녁 먹기 전까지 네 시간 넘게 아무것도 안 먹는 거다. 배고프다는 아이가 눈앞에 있으니 내가 가지고 있던 걸 줬다. 애들이 예쁘기도 했고.

    원칙대로면 안 되는 일이었다

    사실 이건 하면 안 되는 일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알레르기다. 아이마다 못 먹는 게 다르고, 견과류나 유제품처럼 소량으로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원에서 제공하는 간식은 그래서 성분과 알레르기 정보가 다 확인된 것만 나간다. 교사 개인이 가지고 있던 간식에는 그 확인 절차가 없다. 아무 일 없이 지나갔으니 망정이지, 잘못되면 그날 하나 나눠준 걸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미 방법이 있었다. 간식을 챙겨 보내시는 부모님들이 실제로 계셨다. 그게 정석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냥 준 거다. 그러다 그 연락을 받았다. 뭐 주셨냐고, 집에서 밥을 안 먹는다고. 그때는 난감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머님 말씀이 맞다. 저녁 시간이 다 돼서 먹은 간식이면 집에 가서 밥을 안 먹는 게 당연하다. 그 뒤로는 내 간식을 주지 않았다. 배고파하는 아이가 있으면 하원할 때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걸로 바꿨다.

    늦게까지 맡기신다면

    연장반에 아이를 늦게까지 맡기신다면 간식을 챙겨 보내시는 걸 권하고 싶다. 오후 간식이 3시라 그 뒤로 시간이 꽤 뜬다. 뭘 얼마나 보낼지 정해서 보내시면 아이도 배고픈 시간을 넘길 수 있고, 저녁 식사에 영향이 갈지 아닐지도 부모님이 조절하실 수 있다. 교사에게 몇 시에 먹여달라고 말씀해두시면 그 시간에 맞춰 준다.

    그 시간에 아이들이 뭘 하냐면

    연장반 선생님이 따로 계시지만, 휴가 때는 교사가 교대로 들어간다. 나는 7시까지 있었다. 그때 아이들이 뭘 하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적어둔다. 선생님이 오시면 우선 같이 책을 읽는다. 두세 권 정도. 그다음에 손유희나 교사가 준비한 활동을 한다. 게임이 될 수도 있고, 색종이 접기나 클레이가 될 수도 있다. 여기까지가 30분에서 45분 정도. 그러고는 자유놀이다. 이때부터 교사는 아이들을 관찰한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돕고, 위험한 행동은 알려준다. 정규시간처럼 주제 활동을 쭉 하는 게 아니라, 책 읽고 활동 하나 하고 나머지는 자유놀이라고 보시면 된다. 4시부터 5시까지는 영아반과 유아반이 나뉘어 있다가, 5시 이후로는 다 같이 있는다. 만 0세부터 만 5세까지 한 공간이다. 연령 폭이 크니까 놀이 수준도 힘 조절도 다 다르다. 이 시간대에는 교사가 활동을 이끌기보다 전체를 보는 데 더 많이 쓴다.

    나는 그 시간까지만 본다

    연장반에 있으면서 본 것 중에 좋았던 건, 아이들이 다른 연령이랑 섞여서 논다는 거다. 정규시간에 지나가다 연장반에서 같이 논 언니를 보면 아는 척을 하고, 서로 챙겨주기도 하더라. 그래서 나는 연장반이 그냥 남아 있는 시간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고픈 시간을 버티는 것도 맞지만, 그 시간에만 생기는 관계도 분명히 있다. 다만 내가 보는 건 딱 거기까지다. 간식 일도 그랬다. 나는 그 아이의 그 시간까지만 봤고, 어머님은 그 뒤를 보신 거다. 저녁상 앞에서 밥을 안 먹고 앉아 있는 아이는 내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 연락은 항의라기보다 내가 못 보는 쪽을 알려주신 거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