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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 이유는 다양하다. 이사, 교육 방향, 엄마의 이직. 나는 이런 경우를 다 봤다. 그리고 그렇게 이유를 말씀하시고도 그냥 계속 다니시는 부모님도 많이 봤다. 왜냐면 다니는 건 아이들이니까. 나는 부모가 아니고 교사다. 오늘은 중간에 원을 옮기려 할 때 무엇을 보고 결정하면 좋을지, 그리고 옮기기로 했다면 아이가 새 원에 적응하는 시간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부모가 보는 것과 교사가 보는 것

    잘 적응한 아이들은 우선 표정이 밝다. 활동에 적극적이고 호기심도 많다. 반대로 적응이 덜 된 아이는 표정 변화가 적고, 늘 같은 얼굴에 의욕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이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원래 표정 변화가 크지 않은 기질의 아이도 있고, 조용한 게 그 아이의 성향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부모님이 집에서 보실 수 있는 건 대개 표정까지다. 적극성이나 호기심은 교사를 통해 전달받게 된다. 표정만 놓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보는 신호는 아이 본인에게만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이제 이 아이가 이 반 아이가 됐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은 정작 그 아이를 볼 때가 아니다. 다른 아이들이 그 아이를 찾기 시작할 때다. "OO는 왜 안 와요?" "OO는 어디 있어요?" 결석한 날에 나오기도 하고, 화장실에 가서 잠깐 안 보일 때 나오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같은 이야기다. 아이들이 그 아이의 빈자리를 알아차린다는 뜻이니까. 어린이집은 공동체다. 아이가 혼자 잘 지내는 것보다, 아이들이 함께 그 아이를 신경 쓰기 시작하는 게 적응의 신호다. 그리고 이건 부모님이 볼 수 있는 자리에서는 절대 안 보인다.

    그 시점까지 대략 2주

    내가 받았던 아이 기준으로 그 말이 나오기까지 2주쯤 걸렸다. 만 2세였다. 연령이 높은 아이들은 그보다 빨랐다. 한 가지 밝혀둘 건, 내가 받은 아이들 중에 유독 오래 걸린 아이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2주가 표준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본 범위가 그랬다는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다.

    미리 알고 온 아이들

    전원 오는 아이들 중에 자기가 원을 옮긴다는 걸 이미 알고 오는 아이들이 있다. 집에서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온 경우다. 이런 아이들은 눈에 띄게 다르다. 스스로 적응하려고 애쓴다.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고, 친구 이름을 물어본다. 첫날부터 기존 원생처럼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전 원 이야기, 숨기지 말고 말씀해 주시라

    "아직 OOO 선생님이 좋아." "거기 놀이터가 더 좋았는데." 아이가 집에서 이런 말을 하면 부모님은 대개 새 담임한테 말씀을 안 하신다. 실례 같아서일 거다. 그런데 그거야말로 교사한테 필요한 정보다. 아이의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말이니까. 그걸 모르면 나는 그냥 밝게 잘 지낸다고만 생각하고 넘어가게 된다. 사소한 말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부모님이 "집에서 OO 이야기를 많이 하던데요" 하고 지나가듯 말씀하신 적이 있다. 듣고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근래 그 아이 옆에 붙어 있는 모습을 자주 봤던 게 떠올랐다. 부모님이 집에서 들으신 말과 내가 교실에서 본 장면이 그렇게 맞춰진다. 전원 초기에는 이런 게 제일 도움이 된다.

    전원 전에 담임과 이야기해 보시라, 다만

    전원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우선 내 탓부터 했다. '내가 뭐가 부족했나.' 그래서 이유를 여쭤보곤 했는데, 교사 앞에서 교사 탓이라고 말씀하실 부모님은 없으니 진짜 이유는 나도 끝까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하나 밝혀둘 게 있다. 옮긴 아이가 새 원에서 어땠는지를 나는 모른다. 담임은 거기까지 못 본다. 아이가 나가면 그걸로 끝이고, 그 뒤의 이야기는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 솔직히 담임 마음에는 다 같이 끝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내 판단은 애초에 한쪽으로 기울어 있기도 하다. 그러니 상담해 보시라는 말은 담임 의견을 따르시라는 뜻이 아니다. 부모님이 못 보는 부분 — 아이가 활동에서 어떤지, 다른 아이들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 — 을 채워서 판단하시라는 뜻이다. 담임의 결론이 아니라 담임이 본 장면을 받아 오시면 된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 원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옮기려는 경우라면 담임 상담이 답이 아닐 수 있다. 그때는 다른 경로를 찾으셔야 한다.

     

    옮기는 게 맞는 상황이라면 옮기는 게 맞다. 이사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원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옮겨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그 판단을 아이 상태를 다 확인하고 내리시는 것과, 부모 사정만 놓고 내리시는 건 다르다. 그리고 옮기기로 하셨다면, 아이에게 미리 알려주시고 아이가 하는 말을 새 담임에게 그대로 전해주시라. 그 2주가 짧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