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어린이집 교사가 기저귀를 안 갈아준다는 글을 맘카페에서 본 적이 있다. "생리대를 3시간 동안 차면 얼마나 찝찝한지 아세요?" 하면서 올라온 글이었다. 그 글을 보면서 든 생각은, 부모님들이 기저귀를 언제 가는지 모르시니까 3시간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거구나 하는 거였다. 나는 어린이집이랑 유치원 둘 다에서 교사를 했다. 오늘은 기저귀와 화장실 시간이 영아반 하루에서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써보려 한다.

    기저귀 가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기저귀는 아침에 오면 상태를 확인하고 젖어 있으면 바로 간다. 그리고 일과 중에도 묵직하면 갈고, 외출 후에 갈고, 그러니까 바깥놀이 실외놀이 후에. 그리고 식사 후 양치하기 전, 그때가 낮잠 자기 전. 그때 한 번 갈고 낮잠 후에 간다. 정리하면 등원 직후, 일과 중 묵직할 때, 실외놀이 후, 낮잠 전, 낮잠 후다. 여기에 대변은 확인되는 즉시 간다. 그러니까 하루에 최소 다섯 번이다.

    그런데 낮잠 시간은 다르다

    먼저 인정하고 갈 게 있다. 위에 적은 시간표를 그대로 따라가 보면, 간격이 가장 긴 구간이 하나 있다. 낮잠이다. 낮잠 전에 갈고 낮잠 후에 가니까, 그 사이가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쯤 된다. 그 글에 나온 3시간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 정확히 여기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는 아이는 소변 기저귀 때문에 깨우지 않는다. 영아한테 낮잠은 일과의 큰 부분이고, 한 번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하는 아이가 많다. 기저귀를 갈아주려다 남은 오후를 통째로 힘들게 만드는 셈이 된다. 그래서 낮잠 전 교체를 빠뜨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때 갈아야 그 다음 두세 시간이 버텨진다. 대변은 예외다. 낮잠 시간에도 교사는 교실에 있다. 아이들 자는 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호흡이랑 자세를 살피는데, 그러다 보면 대변은 냄새로든 뒤척임으로든 알게 된다. 그때는 깨워서 간다. 계속 뒤척이거나 우는 아이도 확인한다. 그러니까 정확히 쓰면 이렇다. 낮잠 시간에 소변 기저귀를 두세 시간 차고 있는 아이는 있다. 다만 자고 있는 동안이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그런 간격이 나오지 않는다. 생리대 비유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깨어서 활동하는 성인이 세 시간을 차고 있는 것과 자는 아이가 세 시간을 차고 있는 건 같지 않다. 그렇다고 아이가 안 찝찝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서 낮잠 후 교체는 아이들이 깨자마자 하는 첫 순서다. 

    한 교사가 10명을 갈 때도 있다

    한 교사당 만 1세는 5명, 만 2세는 7명이다. 근데 만 2세는 대소변을 가릴 수 있는 아이들도 있어서 반에 많으면 4명 정도 갈았던 것 같다. 기저귀 하나 가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문제는 한 번에 갈 때다. 실외놀이 후, 낮잠 전, 낮잠 후는 여러 명을 연달아 가는 시간이라 꽤 걸린다. 그리고 우리 반이 5명인 거지, 한 공간에 2개 반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총 10명. 그럴 때는 한 교사가 10명을 다 갈기도 한다. 다른 교사는 그동안 아이들을 케어하고. 대기 중인 아이들은 손유희를 하거나 책을 보면서 그 선생님과 함께 있는다. 10명이면 마지막 아이는 첫 아이보다 십몇 분 늦게 갈리는 게 맞다. 다만 밀리는 거지 건너뛰는 게 아니다. 순서가 정해져 있고 다 갈고 나서 다음 일과로 넘어가기 때문에, 중간에 한 명을 빼먹으면 그게 더 티가 난다.

    기저귀 갈다 허리·손목, 그리고 임신 중에

    기저귀를 갈다 보면 허리랑 손목이 아플 때가 있다. 숙여서 갈아야 하고, 아이 무게가 나가면 손목에 온다. 하루에 몇 번씩, 그것도 여러 명을 한 번에 갈면 그렇게 된다. 내 에피소드도 하나 있다. 임신 초기였을 때 기저귀를 갈다가 아이한테 배를 차였다. 기저귀 갈 때 아이들이 다리를 버둥거리는 건 흔한 일이다. 그래도 순간 놀랐다. 그날 이후로는 자세를 바꿔서, 아이 다리가 닿지 않는 각도로 갈았다. 이런 일이 나만 있는 게 아니더라. 교사들 사이에서는 다 겪는 일이었다.

    대소변 가리는 아이들은

    기저귀를 뗀 아이들은 마려울 때마다 바로 화장실에 간다. 그리고 꼭 가는 시간이 있다. 활동 전, 실외놀이 전, 낮잠 전. 이때는 다 같이 다녀온다. 실수하면 씻기고 여벌옷이랑 팬티로 갈아입힌다. 아이는 대개 덤덤하게 말한다. "선생님 쉬했어요." 그러면 그냥 갈아입히면 되는 일이다.

    그 맘카페 글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면, 그런 일이 실제로 있는 원도 있을 거다. 없다고는 못 하겠다. 그 글을 쓴 부모님도 뭔가를 보셨으니까 쓰셨을 거고. 다만 내가 겪은 곳들에서는 기저귀를 못 갈아주는 상황이 없었다. 대변은 바로 갈았고, 소변도 위에 적은 시간대마다 갈았다. 시간표가 정해져 있으면 빠뜨리기가 오히려 어렵다.

    부모님이 확인하실 수 있는 것

    기저귀가 걱정되신다면 확인할 수 있는 게 있다.

    하원할 때 기저귀 상태를 한번 보시는 것. 다만 하원 시간이 낮잠 후 교체에서 얼마나 지났는지도 같이 보셔야 한다. 낮잠 후에 갈고 두어 시간 지나 하원했다면 젖어 있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건 오래 젖어 있던 흔적이다.

    발진이 반복되는지 보시는 것. 기저귀 발진은 젖은 채로 오래 있을 때 잘 생긴다. 다만 원인이 그것만은 아니다. 묽은 변이 며칠 이어졌거나, 항생제를 먹고 있거나, 여름철이거나, 원래 피부가 예민한 아이는 아무리 자주 갈아도 올라온다. 이런 것들을 먼저 확인해 보시고, 그래도 계속 반복되면 그때 여쭤보시는 게 순서다.

    알림장에 배변 기록이 남는지. 대부분의 원은 소변 몇 회, 대변 유무를 적는다. 그 기록이 아예 없거나 매일 똑같이 적혀 있으면 여쭤보셔도 된다. 이 셋 다 이상이 없으면 대체로 걱정 안 하셔도 되고, 걸리는 게 있으면 담임에게 물어보시면 된다. 오늘 우리 아이 기저귀를 몇 번 갈았는지, 낮잠 전에 갈았는지는 교사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