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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명 아이들의 반찬 취향을 다 기억하냐고 물으셨다. 솔직히 말하면 기억 못 한다. 내가 만5세 담임이었을 때 이야기인데, 자기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 그리고 싫어하는 반찬을 물어본 부모님이 계셨다... 솔직히 그것까지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그때 우리 반이 27명이었으니까... 상담기간에 아이에 대해 물어볼 때 뭘 물어보면 될지 정말 고민이 많지 않나. 오늘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였던 내가 경험한 걸 토대로, 그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보려 한다.

    유치원 상담, 반찬 취향도 물어봐요

    반찬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그 부분까지 제가 살피지는 못한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그 부분은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나중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내가 4, 5년차에는 많을 때 반에 30명까지도 있고 그랬었다. 그래서 상담 전에 사전 질문지가 나간다. 상담 전 물어보고 싶은 질문지, 그리고 가정에서 보이는 아이의 변화(어린이집 입소 전후) 등등 그런 사전 상담기록지가 나간다. 거기에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적어주면 교사는 그 부분에 대해 미리 생각할 수도 있고, 그 부분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생기면 상담기간 때 말씀드릴 수 있다. 즉, 교사가 답을 잘 해줄 수 있는 질문은 상담 자리에서 갑자기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사전 질문지에 미리 적어서 보낸 질문이라는 거다. 교사한테 준비할 시간을 주면 그만큼 구체적인 답이 돌아온다.

    연령마다 다른 상담 질문 주제

    사전 질문지에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적는 건 연령마다 다르다. 만5세 같은 경우는 또래관계, 가정에서 해야 하는 학습 정도. 만4세 같은 경우에는 또래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 상황에 따른 대응 방법, 또래 아이들의 한글 관심도. 이런 식으로 연령마다 다르다. 그중에 또래관계는 교사가 잘 살펴야 하는 부분이라 그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드릴 수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공동체라는 한 공간이지 않나. 그래서 그 부분은 더 신경 써서 보는 거라서, 누가 누구랑 친한지, 누가 왜 반에서 겉도는지, 누구랑 갈등이 생기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담기간 외에도 잘 답변해줬던 편이었다. 그러니까 "잘 지내나요?"보다는 또래관계처럼 교사가 평소에 신경 써서 보고 있는 영역을 물어보면 답이 잘 나온다. 

    1학기·2학기 상담이 다른 이유

    솔직히 우리 교사들은 상담기간을 이렇게 부른다. 1학기 때는 부모가 이야기하는 시간, 2학기 때는 교사가 이야기하는 시간. 1학기 때는 교사가 아이에 대해 잘 모르니까 부모님들께서 아이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듣는 태도로 임하고, 2학기 때는 나와 함께 지냈던 아이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려고 한다. 근데 1학기 때도 말씀이 없으신 부모님들이 계신다. 그럼 교사는 계속 질문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 아이에 대해 평소 걱정하시는 부분, 아이가 편식이 있는지 등등. 경력이 쌓이니까 함께 있으면 엄마의 분위기가 보인다.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인지 아닌지. 그럼 바로 내가 이끌어 나갔었다. 1, 2년차에는 그 분위기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됐는데, 3, 4년차에는 내가 먼저 여러 가지 질문을 준비해서 갔다. 평소 아이의 행동, 평소 아이가 하는 말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 있으면 그 부분도 미리 써놓고.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다. 개인적인 교사 생활에 대해 물어보시는 부모님들도 계신다;;; 아이 이야기 잘 하다가 갑자기 나에 대해서;;; 어디 사시냐, 결혼은 언제 하시냐 그런 거 있지 않나. 교사를 친구처럼, 무슨 카페 와서 친구들이랑 수다 떠는 것처럼 생각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신다. 그럼 적당한 선까지만 말씀드리고, 상담시간은 대부분 20분에서 길면 25분이라 다음 어머님이 기다리고 계신다고 말씀드리면서 상담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상담기간 때 아이의 평소 행동수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부분은, 가정에서도 함께 애써주시려고 하고 기관에서도 더 살펴보는 부분이라 그 상담이 이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게 교사 입장에서 어렵지 않냐고? 어려운 건 없었다. 그게 나의 일이잖아. 아이 성장을 위해 내가 있는 거잖아. 그래서 나는 상담기간마다 사전 질문지부터 읽으면서 상담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