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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졸업한 아이가 찾아왔다. "OOO 선생님 계세요?" 하고. 보자마자 서로 부둥켜안았다. 보고 싶었다고 하면서, 하나씩 안부도 물어보고. 유치원으로 옮겨간 아이였다.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이유는, 만 3세에 어느 쪽을 고르든 그동안 아이가 쌓은 게 사라지지는 않더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나는 유치원 6년, 어린이집 4년, 총 10년을 교사로 일했다.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을 다 본 셈이다.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는 만 3세 전환기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담임은 중간에 있다

    이 시기가 되면 담임선생님이 곤란해진다. 원에서는 아이들이 재원할 수 있게 부모님과 이야기를 좀 더 나눠보라고 하신다. 근데 부모님들은 이미 마음을 정하신 경우가 많다. 그 사이에 담임이 있는 거다. 그래서 상담 때 담임이 어린이집에 더 다니는 것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게 꼭 그 교사 개인의 판단만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시면 좋겠다. 반대로 그 말이 다 영업인 것도 아니다. 그 아이를 1년 이상 봐온 사람의 의견이기도 하니까. 부모님 마음이 확고하면 교사 선에서 더 이야기할 것도 없다. 다만 이건 꼭 붙잡아야 하는 문제까지는 아니다. 한번 여쭤나 보자는 정도지, 그 이상은 아니었으니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유치원이냐 어린이집이냐는 반반

    내가 있을 때 기준으로는 5:5 정도였다. 당연히 유치원이 궁금하실 거다. 알려진 것 자체가 유치원은 교육, 어린이집은 보육이니까. 아이를 더 교육적으로 키우고 싶다는 분들은 유치원 쪽으로 마음이 확고하시다. 근데 그 한 줄은 이제 정확하지 않다. 만 3세부터 5세까지는 누리과정이라는 공통 교육과정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똑같이 쓴다. 나뉘어 있던 관리 부처도 교육부로 합쳐졌고, 두 기관을 하나로 만드는 유보통합이 진행 중이다. 다만 통합은 아직 진행 중이라, 지금 만 3세를 앞두고 계신다면 선택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보시면 된다.

    옮길 거면 만 3세다

    유치원은 만 3세부터 운영한다. 그러니까 유치원 만 3세반은 전원이 신입이다. 나만 중간에 들어간 게 아니라 다 같이 시작하는 거다. 이게 생각보다 크다. 만 4세나 만 5세에 옮겨도 적응은 한다. 교사가 돕는다.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다만 아이도 안다. 다른 아이들의 상황이 나와 같은지 다른지를. 그래서 옮길 거면 그때가 최적이라고 말하는 거지, 다른 시기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적응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다. 바로 적응하는 아이도 있고 길면 한 달쯤 걸리는 아이도 있다. 그래도 만 3세 때는 다 같이 신입이라 큰 문제는 없었다. 반대로 말하면, 만 3세를 넘겨서 옮기면 그때는 아이 혼자 들어가는 상황이 된다. 지금 남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계시다면 이것도 같이 생각해보셨으면 한다.

    남는다고 그대로인 건 아니다

    어린이집에 남으면 익숙한 공간에서 계속 지낼 수 있다. 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이미 아는 거고. 정서적으로는 그게 제일 크다. 다만 친구와 선생님까지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된다. 만 3세반은 어린이집도 신입이 꽤 들어온다. 빠진 인원만큼 채워야 하니까. 그 해 재원 현황에 따라 다르긴 한데, 반 구성은 매년 바뀐다고 보시는 게 맞다. 담임도 바뀔 수 있고.

    뭐가 더 좋다는 추천은 안 한다

    아이가 떠난다고 하면 나도 아쉽다. 애정이 있으니까 더 있으면 좋고, 다른 반이 되더라도 아이가 크는 걸 더 볼 수 있으니까. 그래도 유치원 간 뒤에 놀러 온 아이들이 있다. 1년에 4명 정도는 왔던 것 같고, 연락을 꾸준히 해주는 아이는 2명 정도다. 그래서 나는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뭐가 더 좋다 추천하지 않는다. 아이 성향에 뭐가 맞는지는 겪어봐야 알기 때문이다. 다만 두 가지는 남기고 싶다. 유치원은 교육, 어린이집은 보육이라는 한 줄만 가지고 정하지는 마시라는 것. 그리고 옮기기로 하셨다면 만 3세가 아이한테 제일 수월한 시점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