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나는 유치원이랑 어린이집 교사 출신이다. 오늘은 등원 시간에 따라 아이가 교실에서 실제로 뭘 겪는지 말해보려 한다. 각 반은 교사의 운영에 따라 다르니까 내 말이 정답은 아니다. 다만 대체로 이렇게 흘러간다.
하루의 세 구간
- 9시 이전 — 1층에 모여서 자유놀이
- 9시 ~ 9시 15분 (긴 곳은 9시 30분) — 각 반에서 오전간식
- 간식시간 이후 — 정규시간 (교사와 함께 하는 활동 또는 놀이)
9시 이전, 1층에서 시작한다
일찍 오는 아이는 대부분 바로 놀이를 시작한다. 친구들 올 때까지 노는 거다. 근데 자기 반이 아니고, 1층에 있는 반,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반에 모인다. 기관에 따라 통합보육이나 조기보육이라는 이름으로 안내되기도 한다. 그때는 담임이 보는 게 아니다. 교사가 당직이 있다. 당직은 평소보다 일찍 나와서 이렇게 일찍 나온 아이들을 보면서 등원 맞이를 한다. 담임이 당직을 안 서는 경우도 있고, 이 부분을 맡아서 하는 선생님이 따로 계시는 기관도 있다. 당직은 2명씩 한다. 한 명은 아이들을 보고 한 명은 등원 맞이를 하고, 이런 식이다. 정해진 건 아니고 둘이 상황에 맞게 번갈아 가면서 그 역할을 한다. 그러니까 일찍 온 아이는 자기 반 담임이 아니라 당직 선생님과 1층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이동하는 거다.
9시, 간식이 기준선이 된다
9시 전엔 (8시 50분경) 모두가 각 반으로 간다. 교실로 가서 오전간식을 먹는다. 간식은 대부분 9시에서 9시 15분까지, 긴 곳은 30분까지 먹기도 한다. 간식을 먹고 정규시간 시작할 때까지는 또 놀이를 한다. 그 시간에 늦게 온 아이는 간식을 못 먹는다. 간식 정리 후에는 바로 정규시간 시작이니까. 이런 건 OT 때 다 안내해주니까 대부분 부모님들은 알고 계신다. 근데 그럼에도 늦게 오는 아이들이 있다.
정규시간 중간 등원, 그 아이의 시간
늦게 오는 아이들은 1층을 거치지 않고 교실로 바로 등원한다. 가방을 내리면 이미 활동은 시작되어 있고, 교사는 아이들에게 재료나 교구를 나눠주고 있다. 그럼 아이는 뭘 할까. 먼저 옆 친구에게 묻는 아이가 있다. "이거 뭐 하는 거야?" 근데 돌아오는 답은 대부분 정해져 있다. "선생님한테 물어봐." 친구도 자기 활동을 하는 중이라 설명해줄 여유가 없다. 그러니까 이 아이는 물어보긴 했지만 아직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상태다. 그다음은 나에게 직접 오는 아이다. "선생님 이거 뭐예요?", "선생님 어떻게 하는 거예요?" 근데 그때 나는 먼저 온 아이들을 챙기고 있다. 재료를 나눠주는 중이거나, 어려워하는 아이 옆에 앉아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렇게 답하게 된다. "OO야, 잠깐만 기다려줘. 선생님이 갈게." 이건 미루는 게 아니라 순서다. 지금 손에 잡고 있는 걸 놓고 갈 수는 없으니까. 묻지 않는 아이도 있다. 옆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 그런데 이 경우가 결과가 제일 다르게 나온다. 눈에 보이는 건 지금 친구가 하고 있는 그 단계뿐이라, 앞에서 뭘 하고 왔는지는 알 수가 없다. 나중에 가서 보고 내가 놀란 적이 여러 번이다. 아이는 아이대로 열심히 했는데 방향이 아예 달라져 있다.
아이들을 다 챙긴 후엔 그 아이에게 간다. "많이 기다렸지? 오늘은 OO를 할 거야." 그때부터 아이의 활동이 시작된다. 참고로 자유놀이 시간에 온 아이는 이런 과정이 없다. 그냥 놀이에 끼면 끝이다. 늦은 게 문제라기보다, 언제 늦었느냐가 다른 거다. 늦게 왔다고 아이가 활동에서 빠지는 건 아니다. 다만 처음부터 같이 시작한 아이와, 이미 굴러가는 걸 중간에 파악해서 들어가는 아이의 시작은 다르다.
늦을 수밖에 없는 날도 있으니까
매일 일찍 보내는 게 어려운 날이 있다. 그럴 때 담임에게 미리 한마디 남겨두면 교실에서 달라지는 게 있다. 교사가 그 아이 자리와 재료를 따로 챙겨두고, 활동 순서를 조정해서 기다린다. 그러면 아이가 혼자 상황을 파악하는 구간이 줄어든다.
우리 원은 몇 시부터인지 알아두시면
그래서 나는 등원 시간이 단순히 규칙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몇 시에 오느냐에 따라 아이가 간식을 먹는지, 놀이를 하다가 활동에 들어가는지, 아니면 이미 시작된 활동을 혼자 파악하면서 들어가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원은 간식이 몇 시까지고 정규시간이 몇 시에 시작하는지, 그 두 개만 알아두시면 된다. OT 때 안내하는 내용이라 다시 여쭤보셔도 되고. 그 시각을 알면 오늘 몇 시까지 도착해야 아이가 뭘 놓치지 않는지가 계산이 된다. 매일 일찍 보내기 어려운 날도 있는데, 그럴 때 어디까지가 괜찮은 선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다르다.
'교사맘의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어린이집 교사가 사진 장수를 이름별로 세는 이유 (0) | 2026.08.14 |
|---|---|
| 어린이집 바른 아이가 엄마한테 짜증내는 이유 — 10년 교사 경험 (0) | 2026.08.13 |
| 어린이집 감염병, 교사가 먼저 발견하는 이유와 등원까지 걸리는 시간 (0) | 2026.08.12 |
| 아이가 다쳤을 때, 원장님께 할 연락과 담임에게 할 연락 (0) | 2026.08.12 |
| 어린이집 상처 대처법, 교사와 부모가 각각 해야 할 것 (0) |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