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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원한 아이의 얼굴이나 몸에 상처가 있는 걸 보고 당황하지 않을 부모가 있을까. 예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나는 교사였고, 지금은 부모다. 그래서 오늘은 양쪽 자리에서 그 상처를 어떻게 확인하고 문의하면 되는지 말해보려 한다.

    어린이집 상처, 교사가 모를 수도 있다

    나도 교사로서 상처 관련 항의를 받아봤다. 하지만 교사도 모르는 상처가 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교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에게 상처가 있는지 살피고 전날 없던 상처가 있다면 왜 있는지 부모한테 먼저 확인하는 거다. 살짝 스크래치처럼 긁힌 상처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살이 벗겨지거나 멍이 들어 있는 경우 그리고 이 보다 더 큰 상처는 교사가 꼭 알아야 한다. 그걸 집에서 먼저 발견했을 때가 교사 입장에서 제일 당황스럽다. 대부분 부모님들은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신다. 이거 왜 이러냐고. 그럼 내가 아는 일이라면 어떤 상황이었는지, 누구랑 어떻게 생긴 상처인지 꼭 설명을 해드려야 한다. 모르는 일이라면 그날 그 아이와 함께 있었던 다른 교사분께 상황을 설명하고 여쭤봐야 한다. 그렇게 확인하고도 아무도 모르는 상처가 있다. 그때 지어내면 안 된다. 모르면 모른다고, 앞으로 잘 신경 써서 보겠다고 말씀드려야 한다. 모른다고 말하는 게 당장은 불편해도, 지어낸 말이 나중에 어긋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신뢰는 그때 무너진다.

    교사 루틴 — 등하원 때 얼굴·몸 확인

    그래서 나는 등원, 하원 때 아이의 몸과 얼굴을 잘 살폈다. "OO야, 안녕~" 하고 인사만 하는 게 아니다. 인사하면서 얼굴을 마주본다. 그때 얼굴에 상처가 생겼는지 봤다. 어린아이는 기저귀를 갈아주는데, 그때도 보인다. 전날 없던 상처가 있으면 개인 알림장으로 꼭 여쭤봤다. 이렇게 썼다. "어머님, 우리 OO 다리에 상처가 생겼네요~ 어제 무슨 일 있었나요?" 교사가 상처와 관련해 제일 많이 하는 실수는 전달이 안 되는 거다. 그 상처를 부모님이 집에서 먼저 발견하고 전화가 오면 교사도 당황스럽다. 그러니까 아이가 하원하기 전에 미리 전화해야 하고, 하원 때 부모님을 뵐 수 있는 상황이면 그때 꼭 말씀드려야 한다. 물론 나도 못 드린 적이 있다. 차량으로 하원하는 아이는 부모님을 못 만나니까 전화를 먼저 드려야 하는데, 그걸 놓치면 연락이 온다. 행사 전날처럼 정신없는 날도 그렇다. 그런 경우에는 늦게라도 상황 설명을 자세히 드리면 된다.

    부모 입장 — 확인하는 순서와 물어보는 방법

    이번엔 부모 입장이다. 상처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1. 먼저 사진을 찍어둔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게 제일 먼저다. 사진에는 날짜가 남는다. 언제 발견한 상처인지가 나중에 중요해지는 경우가 있다. 필요 없어지면 지우면 그만이다.

    2. 아이에게 묻는다 — 유도 질문은 피하고

    말을 할 수 있는 아이라면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맞다. 다만 묻는 방식이 중요하다. "누가 때렸어?" "선생님이 그랬어?" 같은 질문은 피하는 게 좋다. 아이는 어른이 원하는 답을 눈치껏 맞춰주기도 하고, 한 번 그렇게 말하고 나면 그게 기억으로 굳어버리기도 한다. 나중에 정말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 왔을 때 아이 말의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거 어쩌다 그랬어?" "그때 무슨 일 있었어?"처럼 열린 질문으로 묻고, 아이가 말하는 걸 끊지 말고 들어야 한다. 여러 번 캐묻는 것도 좋지 않다.

    3. 집 쪽 변수를 확인한다

    아빠와 보낸 시간, 조부모 댁, 하원 도우미, 형제자매. 의외로 여기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집에 묻기 전에 이쪽을 먼저 정리하면 서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4. 교사에게 묻는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물으면 대화가 훨씬 수월하다. 언제 발견했고, 아이는 뭐라고 했고, 집에서는 짚이는 게 없다 — 이렇게 말씀하시면 교사도 확인할 지점이 명확해진다. 다만 이 순서는 가벼운 상처일 때 얘기다.

    아이 말과 교사 말이 다르면

    그럴 수 있다. 근데 실제로 겪어보면 대부분은 같은 상황을 각자의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 거다. 아이는 자기가 이해한 대로 말하고, 교사는 본 대로 말한다. 그래서 결이 달라 보여도 맞춰보면 같은 장면인 경우가 많다.

    다만, 설명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까지가 '대부분'의 이야기다. 그런데 대부분이 아닌 경우도 있다는 걸 교사였던 사람으로서 말해두고 싶다. 이런 신호가 있을 땐 다르게 봐야 한다. 같은 상처에 대한 설명이 물어볼 때마다 바뀔 때 아이가 특정 선생님이나 등원 자체를 무서워할 때 상처가 반복될 때 상처의 위치가 넘어져서 생기기 어려운 자리일 때 마지막 항목을 조금 더 설명하면, 아이들은 대부분 이마, 무릎, 팔꿈치처럼 튀어나온 데를 다친다. 귀나 목, 등, 허벅지 안쪽처럼 놀다가 부딪히기 어려운 자리라면 어떻게 생긴 상처인지 더 확인하셔야 한다. 이럴 땐 담임선생님께 묻는 데서 멈추지 말고 원장님께 확인을 요청하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