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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이 사슴벌레 사진을 보더니 "집게집게", "꿀을 먹어"라고 했다. 그날 어린이집에서 사슴벌레에 대해 배웠더라. 아이가 아직 어려서 나는 알림장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늘 얘랑 놀았어?" 하고 물었는데 그렇게 대답이 나왔다. 우리 딸은 28개월이다. 오늘은 아이가 어린이집 이야기를 안 할 때 내가 어떻게 물어보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저희 아이는 말을 안 해요' — 진짜 이유

    "저희 아이는 어린이집에 대해 말을 안 해요." 나는 이런 말을 엄청 많이 들었다. 보통 부모님들은 아이가 하원한 후에 "OO야, 오늘 뭐 했어?"라고 물어본다. 그럼 아이가 아무 얘기도 안 한다는 거다. 근데 아이 입장에서 보면 할 얘기가 너무 많다. 아이의 하루 일과는 쉼 없이 흘러갔기 때문이다. 등원, 오전간식, 자유놀이, 교사가 준비한 활동(1개~4개, 연령이 높을수록 활동량이 많아질 수도 있다), 점심, 오후놀이 또는 낮잠, 오후간식, 자유놀이, 하원 및 연장반. 대부분 이런 식으로 아이의 하루가 흘러간다. 그걸 "오늘 뭐 했어?" 한 마디로 물어보면 아이는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 물어보는 상황도 문제다. 아이가 뭘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놀이에 심취된 아이는 그 어떤 아이도 대답하지 않는다. 막연한 질문에 놀이 중인 타이밍이면 대답이 안 나오는 게 당연하다.

    어린이집 대화, 타이밍과 질문법

    나는 조용한 곳에서 아이와 단둘이 있는 곳, 책을 읽고 난 후에 물어본다. 그러니까 아이와 감정의 교류나 소통이 됐을 때, 그런 분위기에 말한다. 잠들기 전은 조용하지 않나. 그때가 가장 좋을 때긴 하다. 아무 소리 없이 조용히 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나 그런 때. 함께 독서하는 시간도 그 시간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독서 다 하고 그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니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집 이야기로 흘러가게끔 해서 이야기도 나눈다. "우리 OO 오늘 뭐 했는지 같이 사진 한 번 볼까?" 하면서 사진 보면서 같이 이야기 나누는 식이다. 질문 방식도 중요하다. 내 딸 어린이집은 1시에서 3시 전엔 꼭 알림장이 올라온다. 그럼 그 사진을 보고 그날의 일과를 파악한다. 그리고 하원할 때 물어본다. "오늘 OO 했어?" 그런데 "OO했던데 재밌었어?" 이건 아니다. 아이는 감정을 부모가 먼저 말한셈이 되버린다. "오늘 OO 했어?" 처럼 그날의 활동만 말해주는 거다. 그럼 아이가 말한다. "응, 폴짝폴짝!" 요리의 경우는 "또 먹고 싶어." 이런 식으로 대답이 나온다. 알림장이 매일 안 올라오는 기관도 있다. 아이가 커질수록 알림장 횟수는 줄어서, 일주일에 두세 번만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그 달의 주제를 보면 된다. 그 달의 주제가 곤충이면 "오늘은 어떤 곤충이 놀러왔어?" 이런 식. 숲놀이 행사가 있었다면 "선생님이랑 버스 타고 어디 다녀왔어?" 이런 식이다. 알림장이 없는 날에도 그 달의 주제만 알고 있어도 질문할 거리는 생긴다는 거다.

    28개월 딸이 '집게집게, 꿀을 먹어'라고 한 날

    사슴벌레 이야기가 나온 날은 내가 사슴벌레 책을 직접 가져와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끌어나갔다. 그랬더니 딸이 "맞아맞아, 이거!" 딱 이렇게 말했다.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늘 얘랑 놀았어?" 하고 물으니까 "집게집게"라고 하고 "꿀을 먹어"라고 대답했다. 꿀은 아마 곤충젤리 그런 걸 표현한 게 아닐까 싶었다. 28개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본 걸 자기 말로 옮기면 그렇게 나오는 거다. 이건 나와 내 딸의 대화법이다. 근데 아이가 매일 이런 식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그럼 '아, 그날은 특별하게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 중 기억나는 게 없나 보다' 하고 넘겨야 한다. 그걸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말이 없는 날엔 그냥 넘긴다. 그래도 궁금하다면 다음 날 알림장 사진을 또 열어보고, 조용한 시간에 다시 한 번 물어보는 쪽을 택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