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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족구랑 구내염은 부모님이 못 보고 등원시키는 경우가 있다. 당연하다. 입 안이고 손바닥, 발바닥이니까. 아침에 정신없이 준비시키면서 아이 입 안까지 들여다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둘 다에서 교사를 했다. 그동안 제일 많이 본 게 수족구, 구내염, 독감이다. 오늘은 그 시기에 원에서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뭘 하시면 되는지 써보려 한다.

    원에서 먼저 발견되는 이유

    교사는 아이 몸을 항상 관찰한다. 등원할 때 얼굴 보고, 기저귀 갈 때 보고, 밥 먹을 때 입 안이 보인다. 감염병이 도는 시기에는 더 자세히 본다. 그래서 원에서 먼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수족구랑 구내염이 특히 그렇다. 발진이 손바닥, 발바닥, 입 안에 나니까 집에서는 놓치기 쉽다. 열이 먼저 나면 그나마 알아채시는데, 미열이거나 열이 없으면 그냥 등원하는 거다. 그러다 원에서 밥 먹는데 아이가 안 먹으려 하고, 입 안을 보면 거기 있다. 독감은 반대다. 열이 먼저 오고 아이가 축 처지니까 집에서 먼저 알아채신다. 원에서 발견되는 건 아침엔 멀쩡했다가 오전 중에 열이 오르는 경우다. 그러니까 수족구랑 구내염은 눈으로 찾아야 하고, 독감은 열이 알려준다. 발견되면 부모님께 연락을 드린다. 대부분 놀라신다. 아무래도 감염병은 원에서 함께 지낼 수 없으니까, 지금 오셔야 한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볼 곳은 세 군데다

    감염병 유행 시기에는 아침에 아이 몸을 한 번 보고 보내시면 좋다.

    • 손바닥
    • 발바닥
    • 입 안

    이 세 군데다. 오래 안 걸린다. 아이가 밥을 잘 안 먹거나 평소보다 침을 흘리면 입 안은 꼭 봐야 한다. 입 안이 아파서 삼키질 못하는 거라 침이 먼저 신호로 나온다. 열은 손등으로 만져보는 것보다 재보시는 게 낫다. 미열은 손으로 잘 모른다.

    "며칠 쉬어야 하나요"는 확실히 말씀드리기 힘들다

    부모님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시는 게 이거다. 그럼 며칠 쉬어야 하나요. 이건 교사가 정할 수 없다. 그리고 병마다 다르다. 독감은 기준이 비교적 명확하다. 해열제 없이 정상 체온을 회복하고 24시간이 지날 때까지다. 해열제를 먹였다면 마지막으로 먹인 시점부터 48시간을 봐야 한다.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교육부가 함께 낸 시설별 인플루엔자 관리지침에 그렇게 나와 있다. 수족구는 다르다. 며칠이라고 정해진 일수가 없다. 열이 내리고 입 안 물집이랑 손발 수포가 다 아물 때까지가 기준이다. 아이마다 다르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검색해서 "수족구는 며칠"을 찾으시는 것보다, 진료를 보시는 게 정확하다.

    자가조치와 완치 소견서

    감염병이 확인되면 가정에서 자가조치를 하게 된다. 원에서 쓰는 말이라 낯설 수 있는데 어려운 게 아니다. 아이를 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돌보면서 진료받고 회복시키는 기간을 말한다. 그리고 등원 전에 의사 소견이 적힌 완치 소견서를 가지고 오셔야 한다. 이 서류는 원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완치 소견서, 등원확인서, 복귀확인서. 요구하는 형식도 조금씩 다르니까 우리 원은 뭘 요구하는지 미리 확인해두시는 게 좋다. 

    "누가 먼저 걸렸나요"

    부모님들이 많이 물어보시는 게 또 있다. 반에서 몇 명이나 걸렸나요. 다 나아서 등원한 아이는 몇 명인가요. 그리고 누가 제일 먼저 걸린 건가요. 앞의 두 개는 답을 드릴 수 있다. 마지막 질문은 답을 드릴 수 없다. 내가 답하기 싫어서가 아니다. 원은 특정 아이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를 다른 보호자에게 알릴 수 없다. 그 아이의 부모님도 같은 원에 아이를 맡기신 분이고, 상황이 반대였다면 그 보호가 우리 아이에게 적용된다. 왜 물어보시는지는 안다. 우리 아이가 언제 옮았을지 역산해보고 싶고, 집에 있는 형제자매도 봐야 하니까. 그건 필요한 판단이다. 다만 그건 누구인지 몰라도 할 수 있다. 반에서 증상이 언제부터 나오기 시작했는지, 지금 몇 명인지는 알려드릴 수 있고 그 정보면 충분하다. 담임한테 물어보시면 된다. 원에서 원인을 찾고 싶어지는 마음도 이해는 된다. 아이가 아프니까 누구 탓이라도 하고 싶은 거다. 그래도 그 시기엔 원인보다 아이 건강을 먼저 챙기시는 게 낫다. 한 공간에서 밥 먹고 낮잠 자고 같은 교구 만지는 아이들이다. 공동체 생활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원은 평소에 뭘 하나

    대두분 감염병 시기가 아닐 때도 평소에 원에서는 소독하고 방역하는 걸  공유드린다. 감염병이 돌 때만 "저희도 소독하고 있습니다" 하면 그건 변명처럼 들린다. 원이 시늉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는 상태에서 연락을 받는 거랑, 그날 처음 소독 얘기를 듣는 거랑은 부모입장에서 매우 다르게 들린다.

    교사도 옮는다

    코로나 때는 전체적으로 다 돌고 있었고 거기에 독감이 같이 왔다. 감염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 시기엔 마스크가 필수였다. 나도 옮았다. 코로나도, 독감도 아이들한테 옮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내가 마지막 주자였다는 거다. 우리 반 아이들이 다 지나가고 나서 내가 걸렸으니까. 아이들 다 지키고 선생님 잠깐만 쉬고 올게, 그런 마음이었다.

     

    부모님께 감염병 연락을 드리는 건 언제나 조심스러웠다.

    대부분 맞벌이시니까. 지금 오셔야 한다는 말을 드리면 놀라시고 당황하신다. 다급하게 나오셔야 하는 상황이라 정신없어하시는 게 유선상으로도 느껴진다. 그게 안타까웠다. 그럴 때 내가 드릴 수 있는 말은 하나였다. 천천히 오세요, OO 잘 돌보고 있을게요. 그 말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운전대 잡고 오시는 분한테는 그거 하나가 필요하다. 아이는 어차피 내가 보고 있고, 부모님이 도착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천천히 오셔도 된다. 아이들 다 지키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