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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 우리 반은 교사 2명이 21명을 봤다. 만 2세반이 3반인데 한 반 담임이 휴가면 남은 2명이 21명을 본다. 그날이 어땠냐고 물으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나는 어린이집 교사로 10년을 보냈다. 오늘은 이 기간에 원 안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그때 확인하실 수 있는 게 뭔지 쓰려고 한다.
먼저, 어린이집엔 '방학'이 없다
이게 시작점이다. 보육사업안내에 어린이집은 공휴일 빼고 연중 운영이 원칙이라고 되어 있다. 교사 하계휴가를 이유로 문을 닫는 것,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방학'은 원칙적으로 안 된다. 그래서 원은 문을 열고, 대신 교사들이 순번으로 휴가를 간다. 3주가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한 사람이 3주를 쉬는 게 아니라,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쉬니까 그 상태가 3주간 이어지는 거다. 부모님 입장에선 "왜 이렇게 길지" 싶은데, 원 입장에선 그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이 기간엔 반 구성이랑 교사 대 아동 비율을 평소와 다르게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21명을 2명이 보는 게 그 자체로 위반은 아니다. 다만 조건이 붙는다. 아무 때나 되는 게 아니라 '보육공백을 최소화하고 보육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만 가능하고, 절차도 따로 있다. 그 얘기는 뒤에 하겠다.
자유등원, 거의 다 나온다
방학 때 자유등원 아이들이 몇 명이나 오냐고 물으면, 믿기 힘들겠지만 내가 있던 곳들은 거의 다 나왔다. 연령별로 그 아이들이 다 온다고 보면 된다. 근데 그때가 교사 휴가 기간이다. 그러니까 담임이 없는 반이 생긴다. 그럼 그 아이들은 같은 연령 다른 반 선생님이 보거나 보조 선생님들께서 보신다. 만 2세반은 교사 한 명이 7명을 본다. 이게 기준이다. 그런데 3개 반을 합치면 21명이고, 교사는 2명이다. 한 사람이 10명씩 보는 셈이다. 숫자만 보면 감이 안 올 수 있다. 그래서 하루를 그대로 적어본다.
그 하루가 어떻게 굴러가나
21명 세수시킨다. 21명 손 씻긴다. 실외놀이 나가려면 21명 옷 입히고 신발 신긴다. 들어와서 다시 벗긴다. 기저귀도 그만큼 간다. 이게 하루 일과 내내다. 한 명 화장실 데려가는 동안 나머지 20명은 다른 교사 한 명이 본다. 그 사이에 누가 넘어지면? 그래서 눈이 계속 돌아간다. 그 기간엔 내가 사실상 21명의 담임인 셈이었다. 지치는 건 맞다. 근데 내 투정을 쓰려는 게 아니다. 부모님들도 이 부분은 아셔야 하니까 쓰는 거다.
활동이 전부 빠진다
이게 부모님들이 제일 모르시는 부분이다. 평소엔 활동을 한다. 아이들과 정한 하나의 주제로 그리기, 언어, 만들기, 과학, 요리 같은 걸 한다. 방학 기간엔 그게 전부 빠진다고 보면 된다. 교사가 보육 위주로 간다. 아이들은 종일 노는 거다. 평소보다 자유놀이 시간이 훨씬 많다. 당연한 거다. 21명을 2명이 보면서 요리 활동을 할 수는 없다. 재료 나눠주고 앉히는 것부터 안 된다. 근데 방학에도 그 활동이 그대로 있다고 알고 계신 부모님이 많다. 그래서 이 부분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 기간에 등원하면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종일 자유놀이를 하다가 온다. 평소 하던 주제 활동을 하고 오는 게 아니다.
합반하면 분위기가 뜬다
반이 합쳐지니까 분위기가 흐트러진다. 아이들도 늘 지내던 친구가 아니라 옆반 아이들이 같이 있으니 얼마나 좋겠나. 평소보다 들떠 있다. 업된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교사가 더 지친다. 유아반은 만 4세, 만 5세를 섞어서 운영하는 곳도 있다. 그럼 뛰어다니고, 교실에 발 딛을 틈 없이 교구가 널브러져 있다. 만 4세 아이들은 어려서 형님들 사이에서 다칠 위험이 더 크다. 그래서 교사가 엄청 잘 봐야 한다.
왜 대체교사를 안 쓰냐고 하신다면
이런 얘기를 하면 "그럼 대체교사 쓰면 되지 않냐"는 말이 나온다. 대체교사 지원사업은 있다. 영유아보육법에 근거가 있고,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대체교사를 파견해준다. 원이 신청하면 된다. 문제는 규모다. 어린이집당 1명 우선 지원이 원칙이다. 특정 원에 지원이 몰리지 않게 하려는 취지인데, 여름엔 모든 원이 동시에 신청한다. 센터가 데리고 있는 인력은 정해져 있는데 신청은 한 시기에 몰리니까, 신청해도 못 받는 날이 생긴다. 원이 직접 채용한 대체교사 인건비를 지원받는 방법도 있는데, 8월에 그 자리를 채워줄 사람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제도가 있어도 규모가 현장을 못 받쳐준다. 그래서 매년 여름마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
부모님이 확인하실 수 있는 것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실용적인 부분이다. 앞에서 조건이 붙는다고 했다. 이 기간에 반 구성과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다르게 운영하려면 반드시 보호자 보육수요조사를 거쳐야 한다. 순서도 정해져 있다. 교사 순번제 휴가계획 수립, 담임교사 휴가계획 통지 및 보육수요조사, 임시 반편성 계획 수립·운영 그리고 통지 시점은 여름이 아니다. 원장은 3월 반편성 때나 아이가 새로 입소할 때 연간 주요일정을 미리 안내하게 되어 있고, 거기에 담당교사의 하계휴가 예정일이 들어간다. 그러니까 여름에 처음 듣는 게 아니라, 3월에 이미 받으셨어야 하는 정보라는 거다. 휴가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부모 동의 없이 원 마음대로 집중휴가기간을 운영하면, 비율 완화 요건에 해당되지 않고 지도점검 대상이 된다.
그러니까 부모님은 이걸 물어보실 수 있다. 우리 아이 반 담임 휴가가 언제인지 통지받았나 (3월에 안내받은 게 맞는지), 수요조사를 받았나, 그 기간에 우리 아이가 어느 반에서, 몇 명이랑, 어느 선생님과 지내나 물어보시는 게 맞다.
보내야만 하는 분들께
3주 내내 휴가를 내는 게 대부분 불가능하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이 얘기를 먼저 해야겠다. 맞벌이 가정처럼 긴급보육이 필요한 아동을 위해서는 당번교사를 배치하도록 되어 있다. 담임이 휴가라고 아이가 방치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 기간에 보낼 수밖에 없다면, 보내면서 이 정도만 챙기시면 된다. 담임이 아닌 선생님이 보는 기간이니, 아이 특이사항은 미리 한 번 더 말씀드리기. 알레르기, 무서워하는 것, 낮잠 습관 같은 것들. 인수인계가 되긴 하지만 직접 말씀드린 게 확실하다. 하원 후엔 좀 일찍 재우기. 합반이라 아이가 들떠서 오고, 그만큼 피곤해서 온다.
그래서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답은 없다. 근데 판단할 때 이 정도는 보고 정하시면 된다.
보내도 괜찮은 쪽
- 아이가 어린이집을 좋아하고 적응이 잘 되어 있다
- 자유놀이를 좋아하고 다른 반 친구들과도 잘 논다
- 집에서 종일 돌볼 사람이 없다 (이게 제일 크다)
며칠이라도 빼는 걸 고려해볼 쪽
- 아직 적응 중이거나 최근에 반이 바뀌었다
- 낯선 환경이나 사람 많은 곳에서 힘들어한다
- 어차피 활동이 없으니 집에서 보내도 아쉬울 게 없다고 판단된다면
마지막이 핵심이다. 이 기간엔 활동이 없다. 그러니까 "빠지면 뒤처진다"는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
이 글은 원을 탓하려고 쓴 게 아니다. 부모님을 탓하려는 건 더 아니다. 일하는 부모는 보낼 수밖에 없고, 원은 문을 닫을 수 없고, 교사는 연차를 써야 한다. 셋 다 각자 자리에서 맞다. 안 맞는 건 그 셋을 다 감당하기엔 사람이 모자란 구조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3주 동안 원 안이 어떤지 정확히 알려드리는 것까지다. 그다음 판단은 부모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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