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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무슨 낯선 사람 보듯이 쳐다보면서 엄마 뒤에 숨는 아이들이 있다. 가기 싫다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면서 현관에서 이런 아이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그런데 그 아이들을 오래 지켜보면서 알게 된 게 하나 있다. 현관에서 버티는 그 아이는, 교실이 싫은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오늘은 등원을 거부하는 아이가 있을 때 교사가 현관에서 실제로 뭘 하는지, 그리고 그 앞에서 부모님이 뭘 하면 되는지 말해보려고 한다.

    등원거부, 현관에서 낯선 사람 보듯

    등원을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님들은 잘 모르는 부분인데, 사실 교사들은 평소에 현관까지 안 나간다. 교실에서 먼저 온 아이들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가 현관에서 안 들어오고 버티고 있으면, 그때는 교사가 직접 나간다.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아이를 교실로 데리고 들어오기 위해서다. 이런 경우는 정말 많다. 대부분은 교사가 나오면 따라서 잘 들어온다. 그런데 끝까지 안 들어와서 집으로 데려간 부모님들도 있다. 아이한테 무슨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이가 가기 싫다니까 마음이 약해져서 데려가는 거다. 그렇게 집에 갔던 아이가 어떻게 됐냐면, 다음 날은 그렇게까지 거부하지 않았다. 부모님과의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왔나 보다. 이 얘기는 뒤에서 더 하겠지만, 나는 이 지점이 등원거부를 이해하는 데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관에 나간 교사는 뭘 하나, 아이가 혹할 때까지

    그럼 현관에 나간 교사는 뭘 하느냐. "OO야, 오늘 OO할 거야~ 재밌겠지?" 하면서 오늘 아이가 혹할 만한 것을 말해준다. 그럼 아이들은 "어?" 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부모님과 눈을 마주친다. 바로 이 순간이 중요하다. 아이가 부모님을 쳐다보는 그 순간, 부모님이 같이 반응해줘야 한다. "우와! OO한대! 가서 해볼래?" 이렇게 교사의 말을 같이 받아주는 거다. 그럼 아이 마음이 움직인다. 반대로 부모님이 반응이 없으면 아이는 또 제자리다. 그럼 교사는 더 리엑션을 크게 해준다. "OO가 좋아하는 OO가 기다리고 있어~ 왜 안 오냐고 물어보던데? 가서 같이 놀까?" 하면서 이렇게도 꼬셔보고 저렇게도 꼬셔본다. 아이가 스스로 들어갈 마음이 생기게끔. 교사 혼자 애쓰는 것보다 부모님이 한 번 받아주는 게 훨씬 크다. 아이는 교사의 말보다 그 말에 대한 엄마 아빠의 표정을 본다. 부모님이 "재밌겠다"는 얼굴이면 아이도 재밌을 것 같고, 부모님이 걱정스러운 얼굴이면 아이도 불안한 거다. 내일 아침 현관에서 뭘 하면 되냐고 물으신다면, 이거 하나다. 선생님이 던지는 말에 크게 맞장구쳐주시는 것.

    그래도 안 되는 날은, 데려가는 게 답일 때도 있다

    그렇게 해도 끝까지 안 들어오는 날이 있다. 어느 날 한 어머님은 한참을 같이 아이 마음을 돌려보다가 "하... 선생님, 그냥 오늘은 저랑 같이 집에 있을게요. 내일은 꼭 등원할게요 선생님" 하고 돌아가셨다. 표정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 아이는 다음 날 실제로 왔다. 그것도 전날처럼 버티지 않고. 그날 나는 현관으로 한 번 더 나갔다. 어제 거부했던 아이는 다음 날도 그럴 수 있으니까. 가서 "OO야, 엄마랑 좋은 시간 보내고 왔어~?" 하면서 반갑게 맞이했더니 잘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그날의 그 선택이 실패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들여보내는 게 일이지만, 어떤 날은 데려가는 게 답이기도 하더라. 아이가 그날 필요했던 건 교실의 재밌는 활동이 아니라 엄마와의 하루였던 거다. 다만 매번 그러면 아이가 "버티면 집에 간다"를 배우니까, 이건 매일의 방법이 아니라 어쩌다 한 번의 카드다. 데려간 날은 아이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주고, 다음 날 아침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등원하면 된다.

    원인 찾기, 가정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등원거부가 시작되면 부모님들은 대부분 어린이집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신다. 당연한 순서다. 그런데 내가 현장에서 본 등원거부 중에는 어린이집과 상관없는 경우도 많았다.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는 이 세상의 전부다. 그냥 부모님과의 시간을 더 보내고 싶은 아이도 있고, 동생이 태어났거나 이사를 했거나, 그날 컨디션이 안 좋은 아이도 있다. 교사가 봤을 때 원에서 잘 지내고 즐거워하는 아이라면, 이유를 캐묻는 것보다 부모님과의 시간을 충분히 보내게 해주는 게 나을 때가 있다. 반대로 어린이집 쪽을 확인해봐야 하는 신호도 있다. 거부가 몇 주 이상 계속될 때, 특정 요일이나 특정 활동이 있는 날만 유독 심할 때, 배가 아프다거나 밤에 자다 깨는 것 같은 몸의 변화가 같이 올 때. 이럴 땐 담임교사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담임선생님께 이걸 물어보세요

    그래서 나는 등원거부하는 아이의 부모님께 아이의 원 생활을 세세하게 이야기해드렸다. 주로 하는 놀이, 주로 노는 친구, 친구와 갈등이 있었다면 그런 것도, 활동 참여도까지. 부모님이 아이의 원 생활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등원거부의 원인이 어린이집에 있는 건지 아닌지 같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가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면, 담임선생님께 이렇게 물어보시면 된다. 우리 아이가 교실에서 뭘 하고 노는지, 누구랑 노는지, 활동에 참여하는지. 그 대답을 들어보면 원인이 어느 쪽에 있는지 부모 눈에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