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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참여수업 날, 아이가 엄마 품에서 발버둥 치며 나에게 두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나를 가리키며 "엄마"라고 말했다. 아이의 진짜 엄마가 보는 앞에서 말이다.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그 아이, 그리고 그 엄마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4명 중 막둥이, 항상 혼자 놀던 18개월 아이

    그 아이는 우리 반 14명 중 막둥이였다. 18개월. 항상 혼자 놀았고 수업 참여가 안 됐다. 그래서 항상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 했고, 그 누군가는 대부분 나였다. 아이들이 수업하는 걸 다 봐주고 나면 그 아이한테 가서 따로 또 설명해 줬다. 말하자면 하루에 같은 수업을 두 번씩 한 셈이다. 힘들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별로. 그게 나의 일인데. 반에서 제일 어린 아이라 항상 눈이 갔고 다칠까 봐 노심초사했다. 울면 달래주고 안아주고, 특별한 걸 해준 건 없었다. 그냥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눈이 간 것뿐이었다. 그렇게 매일 옆에 붙어서 같이 놀고 같이 먹고 같이 자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 아이의 하루에 내가 제일 오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이가 처음 내 이름을 불렀을 때, 키운 보람이 있다!

    혼자만 놀던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내 이름을 말할 줄 알게 됐다. 마음이 찡~ 했다. 얘가 내 이름도 아는구나!!!! 키운 보람이 있다!!! 그리고 집에서 내 이름을 알려주셨을 부모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친구들 이름도 하나씩 부르기 시작했고, 소변기에 관심도 갖기 시작했으며, 수업도 곧잘 따라왔다. 항상 혼자 놀아서 옆에 붙어 있어야 했던 아이가 멋진 형아가 되어가고 있었다. 부모님도 진심이셨다. 매번 편지로 감사 인사를 전해주셨는데, 엄마만 쓰는 것도 아니고 아빠도 써주셨다. 내가 자기 아이의 첫 선생님이라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그 편지를 받았을 때 너무 감동이었고 진심이 느껴져서 감사했다. 내가 아이 성장을 위해 가정과 연계해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말씀드리면 바로바로 집에서 교육도 해주셨다. 그렇게 서로 진심이 오갔다.

    엄마 앞에서 나를 "엄마"라고 부른 아이

    그런데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나를 "엄마, 엄마" 하면서 따랐다. 처음 들었을 땐 "나 엄마 아니야~" 했지만 속으로는 생각이 많아졌다. 그렇게 느낄 만큼 나랑 있는 시간이 긴가? 내가 그렇게 좋은가? 내가 그렇게 잘해줬나? 그리고 부모참여수업 날이 왔다. 아이는 나를 보자마자 엄마 품에서 발버둥 쳤고 나에게 안아달라며 두 손을 뻗었다. "우리 OO, 엄마랑 같이 왔네~" 하며 안아준 후 엄마에게 건네려는데 아이는 울며 몸을 활처럼 뒤로 젖혔다. 당황한 엄마가 "엄마랑 재밌는 거 하러 가야지~", "저기 까까도 있대~" 하며 달랬지만, 아이는 나를 가리키며 "엄마"라고 말했다. 순간 아이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둘 다 아무 말 없이 서로 쳐다만 봤다. 엄마는 아이를 힘껏 안고 자리를 피하셨고, 나는 두 사람의 시간을 위해 아이 눈에 최대한 안 보이는 곳에 가 있었다. 그날 집에 가면서 마음 한편이 아팠다. 아이에게 쏟았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으면서도, 어머님께 죄송했고 얼마나 속상하실까 싶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지만, 아이가 18개월로 어렸으니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큰 아이들은 엄마를 확실히 인지하니까.

     

    그 가족과는 아이가 수료하고도 내가 퇴사하기 전까지 계속 만났다. 지금도 가끔 그 아이가 생각난다. 어린이집 교사는 아이의 말 한마디와 사진 속 행동 하나만으로도 의심을 많이 받곤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라고 부를 만큼 진심을 쏟는 교사가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한다. 나에게 이 일은 다시 돌아갈 곳이다. 분명히, 보람 있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