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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반 14명 중 6명을 배변훈련 성공시켰다. 근데 정작 내 아이한테는 조급함을 느끼고 있다. 나는 올해 2월까지 어린이집 교사였다. 남의 아이들 기저귀는 여섯 명이나 떼줬으면서, 왜 내 딸 앞에서는 그게 안 되는지. 그 얘기를 써보려고 한다.

    배변훈련 교사인데 내 아이한테만 조급해지는 이유

    우리 반 아이들 14명 중에 6명이 배변훈련에 성공했었다. 물론 다 성공한 건 아니다. 학기 말에, 그러니까 수료 전까지도 못 떼고 간 아이들도 있었다. 그 아이들 부모님한테 내가 뭐라고 했냐면, 천천히 하면 돼요,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이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이 말을 진심으로 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아이마다 때가 다르다는 걸 매년 눈으로 봐온 사람이 나다. 근데 그 말이 내 아이한테는 안 된다. 아직 때가 아닐 수도 있는데, 머리로는 다 아는데, '아직도?'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교사일 때는 그렇게 여유로웠던 내가, 엄마가 되니까 제일 조급한 사람이 돼 있었다. 부모님들한테 하던 그 말이 왜 나한테는 적용이 안 되는지, 그게 요즘 나를 제일 괴롭히는 부분이다.

    배변훈련 몇 개월? 26개월 시작한 아이가 걸린 시간

    내 딸은 지금 28개월이다. 곧 29개월 된다. 그리고 아직 배변훈련 중이다. 문득 우리 반에서 성공한 아이들을 다시 떠올려봤다. 그 아이들이 몇 개월이었지? 생각해 보니까 내 딸이랑 비슷한 월령이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완벽하게 성공한 아이도, 여름 되자마자 26개월부터 시작해서 가을 다 돼서야 완벽하게 했다. 그러니까 3~4개월이 걸린 거다. 그것도 반에서 제일 빠른 아이가. 이걸 계산해보고 나서 좀 머쓱해졌다. 내 딸은 이제 28개월이고, 그 아이 기준으로 보면 아직 한창 진행 중인 시기가 맞다. 반에서 그 과정을 옆에서 다 지켜본 게 나인데, 내 아이 일이 되니까 그 몇 개월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다. 남의 아이 3~4개월은 '원래 그 정도 걸려요'였는데, 내 아이 몇 개월은 '왜 아직도'가 돼 있었다.

    배변훈련 집에서는 되는데 어린이집에서만 안 될 때

    사실 집에서는 잘 한다. 기저귀가 안 젖는다. 대변도 꼭 변기에 하고 혹시나 실수해서 기저귀가 젖으면 갈아달라고 이야기도 한다. 외출할 때도 꼭 화장실에서 하고, 물놀이하다가도 쉬 마렵다고 동동거린다. 이 정도면 됐다고 볼 수도 있는데, 문제는 어린이집이다. 어린이집에서는 그게 안 되는 것 같다. 딸아이 선생님께서는 기저귀를 갈 때 보면 항상 푹 젖어있는다고 했다. 그리고 쉬가 마렵다고 말도 안 하고 놀기만 한다고 말씀하셨다. 아이가 노느라 그럴 수도 있고, 환경이 다르니 그럴 수 있다는 거였다. 맞는 말이다. 내가 우리 반 부모님들한테 하던 말이랑 똑같은 말이다. 집에서는 되는데 기관에서는 안 되는 아이, 교사인 나는 매년 봐왔다. 노는 게 재밌으면 화장실 가는 걸 미루는 아이들, 환경이 바뀌면 다시 기저귀에 하는 아이들. 그게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게 나다. 근데 내 딸이 그렇다는 말을 들으니 내가 아는 것과 별개로 마음이 내려앉았다.

     

    내가 부모님들한테 하던 말을, 이제 내가 듣는 입장이 됐다. 그래서 그냥 믿어보기로 했다. 집에서 되는 아이는 결국 어린이집에서도 된다. 우리 반 첫 아이도 가을에야 완성됐으니까, 나도 가을까지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기로. 우리 딸처럼 집과 기관의 속도가 다른 아이도 있다. 그것도 그냥 그 아이의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