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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잘 가~ 좋은 하루 보내~" 하고 밝게 인사한 후, 창문으로 아이를 들여다보는 엄마들이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예민한 엄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10년 일하면서 알게 됐다. 예민한 게 아니라는 걸. 그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한 엄마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등원 인사 후, 창문으로 들여다보던 엄마
그 엄마는 아이를 맡기고 항상 불안하셨나 보다. 겉으로는 밝게 인사하며 아이를 보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이를 보내자마자 창문 쪽으로 가서 아이와 교사의 모습을 들여다보셨다. 처음 오셨을 때부터 그랬다. 교실 여기저기를 살펴보느라 시선이 바쁘게 움직였다. 교사들은 그런 모습을 봐도 모르는 척한다. 대신 원장님께 말씀드린다. 원장님이 직접 보시고 "어머님, 이러시면 안 돼요~" 하고 말씀하시면 다들 서둘러 자리를 뜨신다. 그 엄마도 그랬다. 그 뒤로 창문으로 들여다보시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불안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이제는 수도 없는 질문이 시작됐다.
"왜 우리 ○○이만 간식을 안 먹었나요?"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 "우리 ○○이가 간식을 안 먹었다는데, 왜 우리 ○○이만 안 먹었나요?" 그날 ○○이는 스스로 안 먹겠다고 한 거였다. 나는 그 상황을 그대로 말씀드리고, 집에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오늘 왜 그랬는지 들으실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엄마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만 못 먹은 건 아닌지 걱정부터 앞서셨던 거다. 이런 질문이 매일같이 쏟아졌다. 등원해서 뭘 했는지, 간식은 먹었는지,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내는지. 솔직히 힘에 부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질문들이 다 불안에서 나온다는 걸 알았다. 창문으로 들여다보던 그 시선과 쏟아지는 질문의 뿌리는 같았다. 아이가 잘 지내는지 직접 볼 수 없으니 불안한 거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내가 다 보여드리면 된다.
하원 때마다 반찬 메뉴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말해줬다
그래서 등원, 하원 때 얼굴을 보면서 먼저 물었다. 궁금한 거 있으시냐고. 그리고 내가 직접 아이의 일상을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드렸다. 등원해서 뭘 했는지, 간식은 먹었는지,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냈는지, 밥 반찬은 뭘 먹었는지까지. 하원할 때 마주치는 부모님들께는 원래도 말씀드리는 편이었지만, 이 엄마한테는 거의 매일 말씀드렸다. 그러자 변화가 보였다. 눈빛이, 표정이 바뀌더라. 처음엔 불안하게 교실을 살피던 그 얼굴이, 어느 순간부터 편안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질문도 점점 줄었다. 내가 먼저 다 말씀드리니 물어볼 게 없어진 거다. 그렇게 신뢰가 쌓였다. 대면할 시간이 많아질수록 질문이 줄었고, 나에게 믿고 맡겨주신다는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예민한 엄마는 없다 그 엄마를 보면서 확실해졌다.
예민한 엄마는 없다.
불안한 엄마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불안은 아이가 잘 지내는지 볼 수 없다는 데서 온다. 부모 입장에서 이 이야기를 뒤집으면 이렇게 된다. 아이가 걱정돼서 묻고 싶은 게 많다면, 그건 예민한 게 아니라 당연한 거다. 다만 묻는 방법은 있다. 등하원 때 교사와 얼굴을 마주치는 잠깐이 알림장 열 줄보다 많은 걸 전달한다. 그 짧은 대면에서 교사의 표정을 보면 글로는 안 보이던 게 보이고, 교사도 부모의 표정을 보면서 무엇이 궁금한지 먼저 알게 된다. 그리고 좋은 교사라면, 묻기 전에 먼저 말해준다. 만약 지금 다니는 원의 선생님이 먼저 아이의 하루를 말해주고 있다면, 그 선생님은 부모의 불안이 어디서 오는지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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