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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잘 가~ 좋은 하루 보내~" 하고 인사한 후, 창문으로 아이를 들여다보는 엄마들이 꼭 있다. 어린이집 교사를 하다 보면 예민맘 투성이다. 하지만 결국 내 편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게 나의 일이다. 그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한 엄마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등원 인사 후, 창문으로 들여다보던 엄마
그 엄마는 아이를 맡기고 항상 불안하셨나 보다. 겉으로는 "응~ 잘 가~ 좋은 하루 보내~" 하고 밝게 인사하며 아이를 보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이를 보내자마자 창문 쪽으로 가서 아이와 교사의 모습을 들여다보셨다. 처음 오셨을 때부터 그랬다. 여기저기 살펴보느라 바쁘셨고 눈동자가 이리저리 막 굴러갔다ㅋㅋ 우리 교사들은 그런 모습을 봐도 모르는 척한다. 대신 원장님께 말씀드린다. 원장님은 직접 보신 후 "어머님, 이러시면 안 돼요~" 하고 말씀하셨고, 그러면 다들 부리나케 도망치듯 가신다ㅋㅋㅋㅋ 그 엄마도 그랬다. 그 뒤로 창문으로 쳐다보시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불안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이제는 수도 없는 질문이 시작됐다.
"왜 우리 ○○이만 간식을 안 먹었나요?"
질문 중에 제일 황당했던 건 이거였다. "우리 ○○이가 간식을 안 먹었다는데, 왜 우리 ○○이만 간식을 안 먹었나요?" 나는 답했다. "○○가 안 먹는다고 했어요... 아이랑 길게 이야기 나눠보셨을까요?" 아이가 스스로 안 먹겠다고 한 건데, 엄마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만 못 먹은 건 아닌지 걱정부터 앞서셨던 거다. 이런 질문이 매일같이 쏟아졌다. 등원해서 뭘 했는지, 간식은 먹었는지,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내는지. 솔직히 괴로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질문들이 다 불안에서 나온다는 걸 알았다. 창문으로 들여다보던 그 눈동자와 쏟아지는 질문의 뿌리는 같았다. 아이가 잘 지내는지 직접 볼 수 없으니 불안한 거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내가 다 보여드리면 된다.
하원 때마다 반찬 메뉴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말해줬다
그래서 등원, 하원 때 얼굴을 보면서 먼저 물었다. 궁금한 거 있으시냐고. 그리고 내가 직접 아이의 일상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드렸다. 등원해서 뭘 했는지, 간식은 먹었는지,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냈는지, 밥 반찬은 뭘 먹었는지까지. 하원할 때 마주치는 부모님들께는 다 말씀드리는 편이지만, 이 엄마한테는 거의 매일 말씀드렸다. 그러자 변화가 보였다. 눈빛이, 표정이 바뀌더라. 처음엔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가던 그 얼굴이, 어느 순간부터 편안해 보이는 얼굴이 되어 있었다. 질문도 점점 줄었다. 내가 먼저 다 말씀드리니 물어볼 게 없어진 거다. 그렇게 그 엄마는 내 편이 됐다. 아니, 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편안해진 그 얼굴을 보면서 깨달았다. 해법은 결국 하나였다. 교사가 먼저 다가가 대화하는 것. 그리고 신뢰를 쌓는 것.
교사라면 아이의 사소한 것이라도 부모님께 전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글이나 사진보다 대면하여 말씀드리는 것이 최고다. 얼굴을 마주 보면 나의 진심이 표정으로 전달되고, 그 표정을 바라보며 상대방의 표정도 편안해진다. 교사는 상대의 표정으로 마음을 읽게 되고 그 사이 '한 아이의 올바른 성장'이라는 접점이 생겨 서로가 돈독해진다. 그 엄마는 매일 아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었다. 하지만 대면할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이에 대한 질문이 줄었고, 서로 간의 신뢰가 쌓여 나에게 믿고 맡겨주신다는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예민한 엄마는 없다. 불안한 엄마가 있을 뿐이다. 그 불안을 푸는 열쇠는 언제나 교사의 얼굴에, 그리고 먼저 건네는 한마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