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졸업한 아이가 찾아왔다. "OOO 선생님 계세요?" 하고. 보자마자 서로 부둥켜안았다. 보고 싶었다고 하면서, 하나씩 안부도 물어보고. 유치원으로 옮겨간 아이였다.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이유는, 만 3세에 어느 쪽을 고르든 그동안 아이가 쌓은 게 사라지지는 않더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나는 유치원 6년, 어린이집 4년, 총 10년을 교사로 일했다.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을 다 본 셈이다.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는 만 3세 전환기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담임은 중간에 있다이 시기가 되면 담임선생님이 곤란해진다. 원에서는 아이들이 재원할 수 있게 부모님과 이야기를 좀 더 나눠보라고 하신다. 근데 부모님들은 이미 마음을 정하신 경우가 많다. 그 사이에 담임이 있는 거다. 그래서 상담 때..
나는 유치원이랑 어린이집 교사 출신이다. 오늘은 등원 시간에 따라 아이가 교실에서 실제로 뭘 겪는지 말해보려 한다. 각 반은 교사의 운영에 따라 다르니까 내 말이 정답은 아니다. 다만 대체로 이렇게 흘러간다.하루의 세 구간9시 이전 — 1층에 모여서 자유놀이9시 ~ 9시 15분 (긴 곳은 9시 30분) — 각 반에서 오전간식간식시간 이후 — 정규시간 (교사와 함께 하는 활동 또는 놀이)9시 이전, 1층에서 시작한다일찍 오는 아이는 대부분 바로 놀이를 시작한다. 친구들 올 때까지 노는 거다. 근데 자기 반이 아니고, 1층에 있는 반,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반에 모인다. 기관에 따라 통합보육이나 조기보육이라는 이름으로 안내되기도 한다. 그때는 담임이 보는 게 아니다. 교사가 당직이 있다. 당직은 평소보다 일..
타이밍을 놓쳤다. 그래도 정리하고 찍었다. 아이들이 지내는 환경이라서. 부모님이 가장 자주 확인하는 교사의 결과물 중 하나가 사진이다. 오늘은 알림장과 앨범에 올라가는 그 사진이 실제로 어떻게 관리되는지, 교사 입장에서 말해보려 한다.아이마다 최소 5장, 내가 정해둔 기준사진은 개인 알림장으로 따로 보내기도 하고, 전체 앨범에 올리기도 한다. 근데 아이 사진이 너무 없으면 부모 입장에서 속상하지 않겠나. 그래서 항상 아이들의 사진 장수를 잘 세어야 한다. 나는 한 명당 5장 이상씩 올렸다. 한 명에게 너무 치우치지 않게, 모든 아이 다 5장씩. 이건 내가 정해둔 기준이라 원마다 다를 수 있다. 사진을 찍은 다음에는 잘 나온 사진을 고르고, 고른 사진 안에서 아이별로 몇 장씩 있는지 체크했다. 'OO 몇 ..
자기가 하던 색칠공부 종이를 들고 하원을 하는데 엄마가 그걸 가방에 넣었다. 그러자 아이가 "아 시러!!! 들고 갈거야! 왜 꾸겨!!" 하면서 소리를 냈다. 조금 전까지 엄마를 보고 반가워서 뛰어오던 아이였다. 나는 교사생활을 10년 했다. 오늘은 원에서는 잘 지내다가 부모 얼굴만 보면 무너지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바르다'는 말은 하루 종일 참았다는 뜻이기도 하다내가 봐온 아이들 중에는 특히 원에서 바른 아이들이 그랬다. 선생님 말씀 잘 듣는 아이들. 하지 말라는 건 절대 안 하는 아이들. 반에 한 명씩은 꼭 있었는데, 그런 아이가 하원할 때 엄마한테 제일 크게 터뜨리더라. 원은 집이 아니다. 교사 한 명이 여러 아이를 보는 공동체라 아이 개개인의 성향을 다 받아줄 수가 없다. 규칙과 약속..
수족구랑 구내염은 부모님이 못 보고 등원시키는 경우가 있다. 당연하다. 입 안이고 손바닥, 발바닥이니까. 아침에 정신없이 준비시키면서 아이 입 안까지 들여다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둘 다에서 교사를 했다. 그동안 제일 많이 본 게 수족구, 구내염, 독감이다. 오늘은 그 시기에 원에서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뭘 하시면 되는지 써보려 한다.원에서 먼저 발견되는 이유교사는 아이 몸을 항상 관찰한다. 등원할 때 얼굴 보고, 기저귀 갈 때 보고, 밥 먹을 때 입 안이 보인다. 감염병이 도는 시기에는 더 자세히 본다. 그래서 원에서 먼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수족구랑 구내염이 특히 그렇다. 발진이 손바닥, 발바닥, 입 안에 나니까 집에서는 놓치기 쉽다. 열이 먼저 나..
배식하다가 국물이 아이 발등에 튀었다. 그때 나는 잠깐 자리에 없었고, 함께 있던 선생님은 아이에게 "괜찮아 괜찮아"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날 저녁, 아이 발등이 빨갛게 올라온 걸 보고 부모님이 원으로 전화를 하셨다. 아이는 "선생님이 했다"고 전했고, 그 연락은 원장님실로 갔다. 담임인 나는 그 시점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다. 발등에 빨간 자국이 생긴 정도였고, 연고를 바르고 금방 나았다. 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두 곳에서 교사를 했다. 그 일을 겪고 정리하게 된 것들을 써본다. 먼저 전제 하나. 내가 근무한 곳은 키즈노트 같은 앱을 쓰지 않았고, 모든 전화가 원장님실로 들어오는 구조였다. 앱으로 담임과 바로 연결되는 기관이라면 아래 이야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