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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못 탔다, 탑승 조건 필수 확인
딸이랑 둘이 바람 쐬러 나갔다. 날이 포근했고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진이 예뻐 보였다. 벚꽃도 슬슬 필 것 같아서 그냥 출발했다. 사전에 찾아보고 간 거였는데 현장에서 처음 알았다. 레일바이크는 성인 2인 이상이 함께 페달을 밟아야 운행이 된다고. 아이와 성인 1명만으로는 안 된다고. 직원분이 친절하게 먼저 알려주셔서 망정이지, 사전에 찾아봤는데도 이 정보가 눈에 안 들어왔다. 할 말이 없었다. 레일바이크를 목적으로 간 거라 그 자리에서 꽤 허탈했다. 혼자 아이 데리고 간다면 이 조건은 반드시 먼저 확인하고 가야 한다. 이것만 알면 헛걸음이 없다.
대신 왕송호수공원을 실컷 돌았다. 생각보다 넓었고 아이가 즐길 공간이 곳곳에 있었다. 미끄럼틀, 터널, 밧줄 오르막, 조형물들. 아이는 쉬지 않고 돌아다녔다. 조형물 붙잡고 매달리는 모습, 돌멩이 주워서 혼자 테이블에 놓고 노는 것까지. 레일바이크 못 탄 걸 잊을 만큼 잘 놀았다. 레일바이크 못 타도 공원만으로 하루가 충분히 채워진다는 걸 이날 직접 확인했다.
공원 입구 쪽에 실제 기차가 전시되어 있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칸이 두 개인데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한 칸은 나무 모양 책장에 초록 소파, 창가에 나무 테이블까지 감성적으로 꾸며놓은 공간이었고, 다른 칸은 파란 열차 좌석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진짜 기차 안에 앉아있는 느낌이 났다. 바퀴 달린 건 뭐든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거기서 나오질 않았다. 꽤 오래 있었다.
호수 노을이 기다리고 있었다
호수 위로 해가 내려앉고 있었다. 물결에 햇살이 부서지고 새들이 그 위를 조용히 떠다녔다. 레일바이크 실루엣과 노을이 겹쳐지는 그 장면은 사진으로 담았는데 실제가 훨씬 예뻤다. 탑승 중 찍어주는 사진도 구매했는데 추억으로 남기기 정말 좋았다. 레일바이크를 목적으로 갔다가 결국 호수와 노을에 더 마음을 빼앗긴 날이었다. 자연에 흠뻑 빠진 날이었다.
왕송호수공원은 아이랑 오기에도 정말 좋다. 공원에서 실컷 뛰어놀 수 있고, 기차 구경에 호수 산책까지. 날 좋은 날 자주 오고 싶은 공간이다. 레일바이크를 떠나서 호수랑 하늘이랑 바람이 그냥 좋았다. 자연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계절 상관없이 언제 와도 만족할 것 같다. 봄엔 벚꽃, 여름엔 초록, 가을엔 단풍. 올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줄 공간이다.


이틀 뒤에 다시 가서 본 벚꽃 터널
이번엔 가족 모두 함께. 4월 5일, 올해 벚꽃이 가장 많이 핀 날이었다. 3일에 왔을 때 앙상했던 나무들이 이틀 만에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탑승장에서 출발하자마자 꽃터널이었다. 선로 양옆으로 벚꽃이 쏟아질 듯 피어 있었다. 최고의 포토스팟이었다. 호수를 끼고 달리는데 왼쪽으로는 물이, 위로는 벚꽃이. 계속 예쁘다는 말만 했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탔더니 페달은 어머님 아버님 아가씨가 주로 굴렸고 나는 아이 잡는 데 집중했다. 그래도 좋았다. 첫날 레일바이크를 못 타고 돌아왔을 때는 허탈했는데, 이틀 뒤 벚꽃이 만개한 날 가족 모두와 함께 탄 게 오히려 더 좋은 타이밍이었다. 못 탄 날이 없었다면 이 날의 감동도 달랐을 것 같다.
봄 시즌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벚꽃 개화 시기를 미리 확인하고 가는 걸 추천한다. 이틀 사이에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했으니까.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성인 2인 이상 탑승 조건, 이것만 알고 가면 헛걸음 없다.